2025. 2. 4. 23:15ㆍ글/짧은생각

교보문고 광화문에 다녀왔다. 무언가 전시공간이 있었고, 작품이 벽에 전시되어 있었다.
예술적 안목이 얕고 좁은 나로서는 당췌 이 작품이 어떠한 미적 아름다움이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작가의 스마트폰 사진첩을 열어둔 듯한 이 그림들 앞에서 나는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도무지 몰랐다.
그래서 아무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다가 벽면에서 작가노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전히 배움이 짧은 나로서는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는 없었지만
"물감층을 과도하게 부각하여 이미지를 숨기고 그리는 과정을 드러내는 방법" 이라는 문장과
"붓으로 물감을 캔버스에 옮길 때 현실과 전혀 다른 차원의 이벤트가 발생"
"그 현상을 '그림' 자체로 나타내는 것에 집중"
"그림의 전면을 사진으로 장식하면서도 작업을 이루는 하나의 도구로"
이 문장들에 나는 집중을 했고
벽면에 걸린 그림들을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림들을 자세히 보면,
그림은 단순히 캔버스에 물감으로 형태를 그린 것이 아니고
마치 물감을 층층이 수없이 쌓아올린 듯한 모양이었다.
작가노트 중에 물감층을 과도하게 부각했다는 말이 다시 떠올랐다.

이쯤되고 나니 예술이라는 것의 정의가 갑자기 궁금했다.
이런 미술작품을 대하면서 나도 모르게 예술에 대해서
'미적으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여겨왔었는데
예술은 아름다움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작품을 볼 때면, 위 국어사전의 정의로는 2번과 3번 모두가 해당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감층을 쌓아올려 과도하게 부각시킨 기교,
물감을 캔버스에 옮기면서 발생하는 현상의 표현,
그림은 그저 작품의 수단일 뿐이고
물감을 층층히 쌓아올린 것 자체가
내가 이해한 이 작품의 본질이었다.
여기 작품들은 그 기교가 예술이었던 것이다


물감을 쌓아올린 숙련된 기교,
물감을 쌓아올려 만든 이 오돌토돌한 표면 그 자체가
이 작가의 기술이자 예술이었다.
'뭐 이런것도 예술이라고 걸어놨냐?' 에서
'와 어떻게 이렇게 했지?' 라고 작품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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